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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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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치매야, 저리가라

등록2025-04-24 조회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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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대학교 혜화의료원 중풍뇌신경센터 / 내과센터 김윤식 교수

“늙은이가 노망이 걸렸나, 왜 이러는 것이야?”
방송 대사 중의 노망의 다른 이름이 바로 치매이다.

치매란 무엇인가?
사전적으로 어리석을 치(癡)와 어리석을 매(呆)를 합해놓은 단어로, 이전과 다르게 기억력과 지남력, 수리력, 판단력 등에 저하가 나타나는 임상증후군을 말한다. 한번 발생하면 낫기가 어렵고 점점 심해지기에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기에 충분하다.


2025년 3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발표에 의하면, 2023년 치매 역학조사에서 65세 이상 노인 10%가 치매 환자인 것으로 발표했다. 올해는 거의 백만명 치매환자 시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니 이어찌 두려워하지 않을소냐..

치매는 도대체 왜 오는 것일까?
보통의 사람들은 수많은 신경세포들이 유기적으로 정상 작동하면서 일상적인 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거나 기타 어떠한 환경, 질병에 노출이 되는 경우 뇌 기능의 일부가 손상을 일으키고 기능이 떨어지면서 여러 가지 뇌기능 장애가 발생하게 된다. 특히 인지, 언어, 행동, 감정, 판단 등의 변화가 수반되게 된다.

치매는 원인에 따라 크게 두가지로 구분이 된다.
첫째는 알츠하이머치매이다.
치매중 가장 흔한 것이다. 치매환자의 60-70%를 차지한다. 이는 퇴행성 뇌질환의 하나이며, 매우 서서히 발병한다. 그리고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경과를 갖게 되며, 결국에는 모든 일상 생활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이 질환은 특별한 원인 없이 뇌의 노화로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졌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에서 대부분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이상단백질(타우단백질, 아밀로이드 플라크, 아밀로이드 베타)의 축적이 결정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80세 이상의 여성, 고령, 다운증후군, 저학력, 치매의 가족력이 발병 위험 인자로 밝혀져 있음도 기억해야 할 내용이다.

둘째는 혈관성치매이다. 이것은 뇌경색, 뇌출혈 등의 뇌졸중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치매이다. 분명한 것은 뇌졸중의 선행유무에 따라 결정이 되기에 MRI, MRA를 확인해야 한다.
알츠하이머치매와 다르게 뇌졸중의 증상이 조금씩 회복되면서 치매 증상도 서서히 증상이 회복되는 경우도 보이기에 그나마 다행이다. 단, 전두엽의 손상이나 언어를 주관하는 측두엽의 손상시에는 언어와 판단 등 많은 불편으로 치매가 영구화 될 수도 있다.
기타 우울증, 암, 기타 여러 가지 질병에서도 2차성으로 치매가 동반될 수도 있다.


얼마전 치매가 의심되는 환자분과 보호자분이 내원하여 MRI, MRA 설명을 요청하였다.
영상 확인결과 뇌졸중의 발생은 보이지 않았다. 단, 노년층에서의 특징적인 3대 뇌영상 소견인 뇌의 전반적인 위축과 뇌실의 확대, 해마의 위축이 보였다. 하지만 이 3대 소견이 치매에도, 일반적인 노인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아이러니가 있다.
그 분은 지난 내원시에 했던 얘기를 또하고, 때론 다녀간 것을 모르고, 치매냐라는 질문을 올 때마다 하고 계신다.
”뇌 사진은 연령만큼 노화가 온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아직은 치매가 아닙니다.“
하지만 보호자분께는 기억장애과 더불어 감정변화, 지남력 상실에 대한 증상을 이미 들었기에 치매라고 진단을 내려줄 수 밖에 없었다.

“치매약이 있다던데 그것을 먹으면 치매가 나을까요?”
치매약이 처방되고는 있지만 안타깝게도 치매약이 치매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확실한 증거는 많이 부족한 편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치매를 예방하거나 진행을 막기 위해 몇 가지 일반수칙이 있기에 여러분들도 숙지하여야 한다.

첫째, 규칙적인 운동을 해라.
둘째, 금연하되, 음주는 적당히 해라.
셋째, 지속적으로 사회활동을 해라.
넷째, 지속적으로 뇌를 사용해라. 신문, 잡지, 책 읽기, TV 시청 후 내용을 이야기 하기, 일기쓰기, 바둑, 화투, 뜨개질, 젓가락질, 손으로 자극하기 등등.
다섯째, 무엇보다 즐겁게 생각하라. 스트레스를 줄이고 스트레스를 빨리 해소시켜라.

한가지 추가할 것이 있다.
혈관성치매 예방은 곧 뇌졸중 예방과 일맥상통하니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부정맥 등의 심장질환, 흡연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필수라는 사실이다.


넷째 방법을 보며 문뜩 떠오르는 것이 있지 않은가?
어린아이들을 키울 때 똑똑한 아이로 자라게 하려던 방법과 동일하다. 손끝 발끝 등 말초를 자극하는 것은 뇌의 가소성을 높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한의학의 뇌기능 활성화 방법을 엿보게 된다.
침이나 뜸으로 말초에 자극을 가하고 f-MRI를 통해 확인해보면 뇌의 일정부분이 활성화 된다는 논문들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지금 당장 해보자
손끝 발끝을 자극하자. 맛사지하자. 박수도 열심히 쳐주자. 그리고 즐겁게 웃어주자.
치매가 저멀리 쏘옥 달아나도록 말이다.